[서한 전문] 바티칸, 재난위기경감 위해 사고방식·생활양식 변화 요청


교황청 국무원장이 재난 위기 경감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참가자들에게 우리 앞에 놓인 긴급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황청은 늘 본연의 구체적인 참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확신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올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글로벌 플랫폼을 주관한 멕시코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이름으로 공동선에 기반한 진정한 발전을 비롯해 책임 있고 형제애적인 협력과 함께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글로벌 플랫폼의 작업이 유용하고, 유익하며, 효과적일 것이라는 희망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책 결정자와 재난 위기 관리자 등을 포함해 50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 플랫폼은 재난 위기를 경감하고 공동체와 국가의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관계자들의 모임이다.

파롤린 추기경은 서한을 통해 지난 2015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대하고 상호 연관되는 세 가지 행동계획, 곧 2015-2030 재난 위기 경감을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 2030 지속가능발전 아젠다, 2015 파리 기후변화 협약이 채택됐음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파롤린 추기경은 2017년은 이 세 가지의 실행을 위한 가장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또 재난 위기 경감에 있어 통합적인 인간발전을 촉진하고, 빈곤과 사회적 배제를 없애며,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적응시키는 것 등을 목표로 하는 계획과 통합하는 것이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과 연설에서 환경 정의 관련 세미나와 연설을 반복적으로 인용하면서 빈곤 퇴치, 기후 변화 대응, 인간 존엄성과 인간 중심성에 대한 인식의 고취 등 현안에 있어 올바른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협약문서에 담긴 내용을 올바로 구현하려면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바꿔야 한다며, 무엇보다 소수의 사람들이 소비주의 생활양식에 대한 집착을 독점할 때 폭력과 상호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파롤린 추기경의 편지 전문: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께,

                                 재난 위기 경감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2017년 5월 22-26일, 칸쿤)

친애하는 대통령님,

국제사회는 예방과 회복력(resilience)의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5년에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대하고 상호 연관되는 세 가지 행동계획인 세 협약이 채택됐습니다. 곧 2015-2030 재난 위기 경감을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 2030 지속가능발전 아젠다, 2015 파리 기후변화 협약입니다. 올해 2017년은 실행을 위한 가장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이 과정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통합적인 인간발전을 촉진하고, 빈곤과 사회적 배제를 없애며,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적응시키는 것 등을 목표로 하는 계획과 통합하는 활동들입니다.

위의 내용을 토대로 저는 이 회의의 구체적인 주제인 재난 위기 경감에 대해 세 가지 고려할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자연재해로 야기된 인적, 물적,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예방, 교육, 훈련 업무를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러한 것들은 종종 빈약한 관리의 결과이며, 올바른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계획에 의해 악화됩니다. 자연적 위협으로 야기된 위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면 그러한 위기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그 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신중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는 또한 여러 영역에서 더 나은 관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예컨대 저는 자연재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자 소중한 자원인 물에 대한 관리를 생각해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물에 대한 인간권리 세미나 연설, 2017.2.24., 참조). 지금은 많은 교육 프로그램들과 조기 경보 메커니즘이 존재합니다. 잘 사용하면 자연 재해로 인한 인명손실을 크게 줄이고, 국제적·지역적 차원에서 재난 위기의 경감과 회복력의 진정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 문화가 빈곤 퇴치 노력과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인류의 존엄성과 인간 중심성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킨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고려할 만한 또 다른 부분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의식고취가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흔히 가난한 사람들은 안전하지 않은 경제와 사회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미 위태로운 주거지와 환경을 공격하는 천재지변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예방이나 재난 위기 경감 분야에서 의식을 고취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준에서 직접적으로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동시에 예방활동과 함께 자연재해의 충격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법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물질적인 도움이 요구되는 것이지만, 인간적·영적 도움도 필요합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한 평가는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리고 전체 일생이 떠내려가는 희생을 목격하는 ‘내적 피해’”도 고려해야 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이탈리아 미란돌라에서의 연설, 2017.4.2.). 따라서 그러한 재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존엄한 삶의 조건을 회복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고려할 부분은 희생자들과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이러한 예방, 대응, 재건 과정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자연재해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재해상황에서 지역 공동체가 동원하는 역량은 결코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종교적·문화적 전통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회복력의 작업을 위한 풍요로운 원천이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은 특별히 지역 토착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지역사회에서 광범위한 참여, 협력, 통합, 대화 등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고려사항들은 이번 재난 위기 경감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의 핵심이며, 이 목표는 지역에서부터 국제적 수준까지의 모든 차원에서 통합된 접근 방식을 위한 혁신적인 해결법을 식별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협약문서에 담긴 내용을 올바르게 구현하려면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바라볼 때, 우리는 특정 기술 분야나 부문별한 분야에 국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전체 인간 가족의 유익을 포함한 공유된 가치들과 책임감, 그리고 연대의 표현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 고립되면 탐욕이 생깁니다. (…) 그래서 우리의 고려사항은 단순히 극심한 기상 사건이나 엄청난 자연 재해의 위협에만 국한될 수 없고, 사회불안으로 인한 대재난의 결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집착적 소비주의 생활양식은 무엇보다 소수의 사람들이 그것을 유지하려고 할 때 폭력과 상호파멸로 이어집니다”(『찬미 받으소서 Laudato Si’ 』, 204항).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이름으로 저는 공동선에 기반한 진정한 발전을 비롯해 책임 있고 형제애적인 협력과 함께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글로벌 플랫폼의 작업이 유용하고, 유익하며, 효과적일 것이라는 희망을 표하고 싶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황청은 늘 본연의 구체적인 참여를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중요한 모임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숙고의 결실과 교황님의 신뢰를 위한 교황 성하의 호의를 전하며 더 큰 연대와 관심을 공유하면서 우리 앞에 놓인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어 주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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